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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Poem]/poet 채희숙

한계령에서....

by 소유와존재 2012. 12. 19.

 

     
    한계령에서            
    詩 채 희 숙




    하늘은 맑은 호수
    그 길을 따라 나섰다
    얼마나 지났을까
    안개 강이 앞을 가려
    미로 속에 던져졌다


    높은 산자락엔 새하얀 이불을 덮고
    아래 산자락은 푸르디 푸른
    수채화를 그리고 있었다

    흰 눈이 말없이 창문을 두드렸다
    이 아름다움을 마음 가득가득 담아
    언제나 꺼내볼 수 있을까
    한계령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
    서러운 고통을 털어내고 있었다

    애잔한 초겨울 하늘에
    온몸으로 떨고 있는 은사시나무
    눈오는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
    마흔의 나이에 떠나온 길 끝엔
    비 내리는 겨울바다가 기다리고 있었고
    한 마리의 갈매기도 날지 않았다

    바다가 내 발목을 적시고
    겨울 비가 내 가슴을 적시고.

    .